술과 인삼

인삼이 숙취에 좋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들어서 알고 있고, 실제로 체험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술은 기분을 좋게 한다든지 에너지원이 된다든지 하는 좋은 면도 있으나, 체내에서 여러 가지 일시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나쁜 면이 훨씬 많다. 알코올은 대부분 위장 · 소장 · 결장(結腸)에서 흡수되어 혈액을 통하여 전신에 골고루 분포되었다가 주로 간에서 알코올 디하이드로게나제 dehydrogenase)와 같은 효소에 의해 90~98%가 산화되어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로 된다.

알데히드 디하이드로게나제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어 폐와 신장을 통하여 배설된다. 우리가 술을 마신 뒤에 머리가 아프다든지 하는 숙취는, 알코올 그 자체에 의한 것보다 아세트알데히드가 주체이며, 뇌의 아민(amine) 계통 화합물이 알코올 발효의 부산물인 퓨젤유(fusel oil)와 결합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뇌에는 혈액 공급이 많기 때문에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아져 일시적이나마 중추신경계에 장해를 일으키게 된다. 정상적인 보행을 어렵게 하고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한다. 또한, 혈관을 확장시켜 얼굴 등 피부를 붉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때 열이 나는 느낌과 땀이 나게 되지만 실제로는 체온이 떨어져 식욕 감퇴나 변비, 설사 등을 유발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는 알코올 중독증으로서 신경정신적 장 애·뇌 손상 · 기억력 감퇴· 수면 장애 · 정신 분열 등의 증세 외에도, 간에 손상을 주어 각종 대사 기능 저해를 유발하며, 심하면 간경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연세대학교 주충노 교수는 알코올 대사계에 관여하는 각종 효소들의 활성이 인삼의 사포닌 성분 처리에 의해 증가되는 것을 관찰하였다. 또한 10일간 연속하여 알코올과 인삼을 함께 사용하여 투여한 쥐의 간세포에 비해 간 손상 정도가 훨씬 적다는 사실을 전자 현미경으로 확인하였다. 

영남대학교의 허 근 교수는 만성 알코올 중독증을 유발시킨 쥐에 인삼을 투여하였더니 알코올 분해가 촉진되었다고 하였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구국희 교수는, 알코올만을 투여 한 간의 경우에 있어서는 각종 생리학적 · 조직학적 병변이 유발되는 반면에, 인삼을 함께 투여한 간에서는 특기할 만한 병변을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보고하였다.

한국인삼연초연구소 이재열 박사는 섭취한 알코올량의 90% 정도가 호흡기를 통하여 이산화탄소로 배출되고, 땀과 소변 등으로 배출되는 양은 최대 10%를 넘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동물 실험과 한국인삼연초연구소에 근무하는 연구원 10 명을 대상으로 인체 실험을 실시하였다. 동물 실험에서는 호흡기를 통하여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약 40% 정도 증가되는 것을 관찰하였으며, 임상 실험에서는 인삼과 함께 술을 마신 경우 술만을 마신 경우에 비해 혈중 알코올 농도가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인삼이 체내에서 알코올을 빨리 분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신만련 교수는 인삼의 투여가 알코올로 인한 간 상해 및 중독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며, 알코올로 야기되는 마취의 유도, 지속 및 회복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였다고 하였다.

이상의 결과로 보아 인삼은 알코올의 체내 대사 및 배설을 촉진함은 물론, 알코올로 인한 간 상해를 막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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